법전원, 보전교과서 출간사업
첫 성과물로 《민법총론》 번역

“보전 교과서 재출간 사업은
대한민국 학문사에서
보전·고대 위상 보여줄 것”

법대교우회는 책 구매로 후원

모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김규완·법학80, 이하 법전원)이 20세기 초 보성전문학교 교과서 번역출간 사업에 착수했다. 그 첫 번째 성과물로 1907년 보성사에서 출간(추정)된 《민법총론》이 지난달 모교 출판문화원에서 간행됐다. 저자는 당시 보성전문학교 강사인 신우선이며, 번역은 명순구(법학81) 모교 법전원 교수가 맡았다.
명순구 교수는 보성전문 교과서 출간사업을 기획하고 직접 번역을 맡았다. 명 교수는 머리말에서 1900년대 설립된 고등교육기관으로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온 것은 보성전문이 유일하다며 “20세기 초 출간된 교과서 번역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교육기관은 보성전문의 후신인 고려대학교이다. 대한민국의 학문사에서 보성전문과 고려대학교가 가지는 위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한국 지성사의 큰 변곡점이었던 20세기 초, 보성전문학교의 교과서는 근대 학문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당시 보전 학칙은 교과목마다 담임강사가 교과서를 편술해 출판·교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개월 내지 6개월 단기속성과정인 법관양성소를 비롯해 어느 교육기관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보성전문학교는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을 진행했고 교과서는 그 뚜렷한 물증이다. 현재 모교 도서관에는 보전교과서 약 30권이 소장돼있다. 이번에 출간된 《민법총론》은 옛 교과서의 분위기를 살린 장정에 국한문혼용의 원문과 마주보는 면에 번역문을 싣도록 편집했다. 법대교우회 전병현(법학71) 회장은 구매약정을 통해 이 책의 출간을 후원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적 고등교육기관인 보성전문학교 교강사, 교과목, 졸업생 등은 그대로 우리 지성사와 교육사 연구의 대상이다. 20세기 한국의 법학, 경영학, 경제학은 물론 문학, 역사,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보전 4대 교장 정영택 선생은 1908년 번역서 《천문학》을 출간했다) 역사는 보성전문, 고려대학을 빼고 논의할 수 없다. 법전원의 보전 교과서 출간이 고려대 나아가 대한민국 학문사 연구의 새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전용호 편집국장
고대교우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