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발원지(조계사 터) 유래 학자나무(學者樹) 식수 행사

式 辭

 

안암동산이 붉은 꽃 색으로 물든 화창한 봄날입니다. 오늘 식수행사에 참석해 주신 이기수 전 총장님, 이정미 석좌교수님을 비롯한 내외귀빈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선 오늘 행사가 있기까지 경과를 말씀드립니다. 고려대학교 개교 110주년 시기인 2015“1905년 고려대학교, 법과 시와 음악이라는 책을 쓰면서 고려대학교의 발원지가 현 조계사 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터에 16세기부터 자라온 회화나무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회화나무의 존재는 그곳이 학자들의 땅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로부터 회화나무는 學者樹라 하여 공부하는 장소에 심었던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예전 양반네들은 이사를 할 때 다른 것은 몰라도 화화나무 씨는 가져갔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수려한 학자나무가 학문이 전당 고려대학교의 발원지에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고 가슴을 뛰게하는 일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발원지는 곧 高大法學의 발원지입니다. 그리하여 20171221일 조계사의 협조를 받아 회화나무에서 씨앗을 채취하여 발아시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5년의 기간에 걸친 회화나무 프로젝트가 드디어 오늘 완성되었습니다.

 

오늘은 고려대학교의 발원지에 있는 수려한 회화나무에서 유래한 아기 나무가 안암동산에 뿌리를 내리는 날입니다. 뜻깊은 날입니다. 감동스런 마음으로 회화나무를 맞이합니다. 이 나무는 단순한 묘목이 아니라 고려대학교의 역사를 증거하는 것이고, 또한 고려대학교의 탄탄한 미래를 향한 굳은 약속의 표상입니다. 역사 없이는 미래도 없습니다.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입니다. 이 회화나무는 창립 114주년을 맞이하는 高大法學, 그리고 그 다음의 미래를 축복할 것으로 믿습니다. 高大法學은 역사를 소중히 가꾸는 마음으로 많은 사업들을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그 결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자 합니다.


오늘 행사가 더욱 기쁜 것은 고려대학교 발원지에서 유래한 회화나무 묘목이 법학전문대학원 앞뜰뿐만 아니라 학교 여기저기에 골고루 뿌리를 내렸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안암캠퍼스와 세종캠퍼스에서 자주 회화나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회화나무는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이 역사와 미래를 말하는 품격 높은 이야기 감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고려대학교가 그 이름 그대로 높고() 우아한()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더할 것입니다.

 

오늘 행사가 있기까지 여러 분들의 격려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조계사 종자 채취 행사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 여러 학장님, 종자 발아부터 묘목 관리까지 정성을 다해주신 순호기 선생님께 각별히 감사드립니다.

 

오늘 귀한 걸음을 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9. 5.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명 순 구



<식재를 기념하며 이관직 교우(건축 77)가 기증한 고려대학교 발원지 (조계사 터) 회화나무(2019년 3월 현재) 그림>



<2019. 5. 3. 식재행사에서 식재한 아기 나무>


이 나무에 관하여

 

회화나무(學者樹)

2018년 봄 싹이 트고

201951일 심다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전문학교는 창립 약 1년 후인 1906년 박동(礡洞: 현 종로 조계사 터) 소재 대가택(大家宅)을 매입하여 독립적인 교지·교사를 마련한다. 그 터에는 16세기부터 자라온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회화(槐花)나무이다. 회화나무는 자유롭고 호방한 가지, 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늦게 돋고 가장 늦게 지는 모습이 군자의 성품을 닮았다 하여 예로부터 학자나무(學者樹)로 불리며 선비와 학문을 상징했다. 중국 국자감과 공묘(孔廟), 우리나라 궁궐과 서원 등에 회화나무가 물결치는 이유이다. 학문의 전당 고려대학교의 발원지에는 그 수려한 회화나무가 지금도 그대로이다(서울시 지정보호수 제78). 201712월 그 나무에서 채취한 씨앗에서 싹이 터 이 나무가 되었다.


About this tree

 

Scholar Tree

sprouted in the spring of 2018

planted on May 1st 2019

 

In 1906, around a year after its establishment, Bosung College, which would later become Korea University, purchased an expansive residential plot located in Bak-dong (the current site of Jogyesa Temple in Jongno-gu) and built its first independent campus. On the plot was a scholar tree that had been growing there since the 16th century. This type of tree has free-flowing branches and leaves growing and shedding later than those of any other trees, which were traits considered to resemble a virtuous scholar’s temperament. Thus, since ancient times, this tree has been called ‘scholar tree’ and signified scholars and academia. This is why scholar trees were abundant in China’s imperial academies and Confucius temple and in Korea’s royal palaces and academic institutions. The scholar tree (Nurse Tree No. 78 designated by the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still stands at the original site of Korea University, the sanctuary of academia. This tree planted here sprouted from a seed which was collected from the scholar tree in December, 2017.